영국 유학 SOP 컨설팅 첫 진행 후기 (UCL 석사)

9월에 영국 석사를 떠나기까지 7개월 남짓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돈도 모으고 현지에서도 지속할 수 있는 수입 파이프라인을 만들고자 토플 스피킹 과외와 영국 유학 서류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모두 온라인(비대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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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 과외는 그래도 수요가 꾸준히 있는지라 수업을 주 1-2회씩은 하고 있는데, 유학 서류 컨설팅은 뭔가 정보성 문의만 많이 받고 실제로 SOP 첨삭/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하시려는 분들이 많지 않았다. 내가 홍보를 제대로 안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영국 석사 지원자 풀 자체가 국내에서는 생각보다 작은 것일 수도?
 
나 SOP 진짜 잘 썼는데! 영어로 글 쓰는 게 현직 일이라 첨삭도 잘할 수 있는데! SOP 컨설팅 자신 있는데.. 하는 생각들에 한동안 좀 시무룩해 있었는데, 지난 주에 처음으로 SOP 컨설팅 의뢰를 받았다.

UCL 석사를 준비하는 분이셨고 나의 UCL 합격 스토리를 풀어낸 네이버 블로그 글을 보고 연락을 주셨다. SOP 영문 초안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토리 구상을 위한 컨설팅을 받아보고 싶다는 요청.
 

 
원래는 SOP 영문 초안을 받은 뒤 문법 및 표현 교정, 문단 구조 다듬기, 그리고 내용적 피드백(가감할 내용 지적,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에 대한 코멘트)을 주는 식으로 SOP 첨삭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 의뢰자분처럼 스토리 구성 자체를 어려워해 초안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그런 분들은 SOP 첨삭보다는 같이 내용 구상을 할 수 있는 사전 컨설팅을 필요로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40분 간의 줌 미팅을 통해 내용적 가이드를 드리고 스토리 설계를 도와드리는 SOP 사전 컨설팅을 처음으로 진행해 보았다.
타깃 프로그램에 대한 간략한 사전 조사도 했고, 의뢰자분의 CV 초안 자료도 받아서 스토리를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고민해 보고 구글독스 문서로 정리했다. 내가 지원하고 합격한 학교(UCL)였어서 대학원의 학풍, 인재상, 특징 등이 파악된 상태였기 때문에 컨설팅 방향성을 정하기가 훨씬 수월했던 것 같다. 
 

구글 독스를 실시간 공유하며 컨설팅을 진행했다.

 
40분 간의 첫 영국 석사 SOP 컨설팅은 대략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했다.

• 브레인스토밍: 의뢰자분과의 대화를 통해 UCL 석사 지원 배경/동기, 현재 스펙/배경, 추후 커리어 목표/계획, 본인의 강점 내지 SOP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 등을 파악했다.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은, 이 부분은 컨설팅을 하기 전에 미리 의뢰자분께 내용을 받아서 스토리 구상에 참고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CV에 있는 인사이트로 충분하다 판단해서 따로 요청하지 않았는데 미리 알아뒀으면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었을 것 같다.
• 인사이트: 내가 UCL 석사 지원 및 합격을 통해서 알아낸 UCL이라는 학교의 특성(인재상), 그것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 위해 어떤 내용을 강조하면 좋을지 내 경험과 사전조사를 토대로 한 인사이트를 공유해 드렸다. 일종의 스토리 전략이랄까? 의뢰자분의 CV를 봤을 때 스토리 pillar를 어떤 것으로 구성해야 할지 딱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위주로 전반적인 스토리 방향성을 이렇게 가져가라고 가이드를 드렸다.
• 구조/아웃라인: 의뢰자분이 SOP를 쓰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여러 내용의 파편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스토리 흐름을 만드는 것이라 하셨는데,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SOP의 구성/구조와 각 문단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정리한 sample outline을 드렸다. 내용적 임팩트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각 문단이 어떻게 매끄럽게 연결되어야 하는지도 설명. 교수들이 SOP를 끝까지 집중해서 읽게 할 수 있는 내 기준 '가장 효과적인 구성'을 알려드렸다. 
• 이 외 추가로 소소한 글쓰기 팁(어떤 키워드를 사용하면 좋은지, 영국식 맞춤법 및 표현 등)들, 그리고 기타 Q&A로 마무리.

 
자기소개서 컨설팅을 이렇게 돈을 받고 해 본 적이 처음이었는데, 나 유학원에서 일하면 꽤 잘 맞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재밌었다. 내가 직접 부딪혀보고 혼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낸 무언가를 주제로 컨설팅을 하니 재미도 재미고 나의 전략/가이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있었다. 앞으로 컨설팅 쪽으로 커리어 발전을 좀 시켜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의뢰자분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셔서 보람 있었던 첫 SOP 컨설팅. 본인의 학점과 스펙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합격 결과에 대한 걱정이 있으셨는데, SOP는 그런 부분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자료라 격려의 말씀을 드렸다. 실제로 나는 학점이 최저 기준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 수상 이력 같은 것도 없었는데 나만의 강점을 잘 살린 정교히 설계된 SOP를 통해 UCL과 KCL 오퍼를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SOP' 쓰는 법 ↓

[영국 유학] UCL, KCL 석사 합격생의 SOP 작성 팁

 
어쨌든, 소소한 부업 느낌으로 시작한 일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재미와 보람을 느껴버린 SOP 컨설팅. 토플 과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도 덜한 것 같고,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조금씩 의뢰를 받아 봐야겠다. 실제로 컨설팅을 봐 드린 분이 합격을 하시면 너무 뿌듯할 것 같다.
 

 
 
현재 직장인이지만 부업으로 토플 스피킹/라이팅 과외, 그리고 영국 유학 서류 컨설팅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9월부로 킹스 칼리지 런던 빅데이터 석사 진학 예정이며, 현지에 가서도 과외 및 유학 컨설팅은 계속할 예정입니다. (댓글로 문의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