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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udes

[영국 유학] 교수님께 석사 추천서 부탁드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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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영국 석사 준비에 있어서 SOP 못지않게 큰 산이었던 추천서에 대해 써 보겠다.

 

대부분의 해외 대학원은 추천서를 필수 서류로 요구한다. 미국의 경우 추천서를 3개나 요구하는데 다행히 영국은 그 정도까진 아니고 통상 1-2개를 요구한다. 잘 찾아보면 추천서를 요하지 않는 곳도 있지만, 인기 있는 명문대라면 추천서는 거의 100%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영국 석사 지원에 필요한 서류와 준비 타임라인은 아래 글을 참고하자.

 

[UCL, KCL 석사 합격] 영국 유학 서류 준비 타임라인

유학원 없이 영국 석사 준비 A to Z. 처음에는 정보도 확신도 없어 여러모로 막막했지만, 손품을 팔아 영국 유학에 성공한 다른 분들의 귀중한 경험담을 참고해 가며 어떻게든 목표한 타임라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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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서는 교수에게서 받는 academic reference와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professional reference로 나뉜다. 대개 academic 추천서를 요하는 경우가 많으나, 학부를 졸업한 지 오랜 시간(최소 4-5년)이 지났을 경우 professional 추천서를 받아주기도 한다. 직장 경력을 높게 평가하는 대학원이면 academic 1개, professional 1개 이렇게 제출하는 것을 권장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4개 추천서를 모두 전공 교수님 한 분께 받았고,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3곳에서 오퍼를 받았다. 어떤 과정을 거쳐 추천인을 선정하고 추천서를 부탁드렸는지 개인적인 팁과 함께 설명해 보겠다.

 

Step 1: 추천인 선정하기

 

추천서는 본인의 학업 능력을 잘 증명할 수 있는 사람, 즉 본인을 가르치거나 지도한 경험이 있는 전공 교수님께 받는 것이 좋다. 박사 지원이라면 석사 때의 지도교수님께 받으면 되겠지만, 석사 지원의 경우 어느 분께 부탁드려야 할지 고민될 수 있다.

 

나도 추천인 결정에 꽤 애를 먹었는데, 졸업한 지 3년이 지나 따로 친분이 있는 교수님도 없었고, 무엇보다 수업을 들었던 전공 교수님들 중 학교에 남아계신 분이 많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전공 수업을 많이 듣지도 않아서 (교환학기 때 네덜란드에서 들은 수업을 전공 이수 학점으로 처리받아서 동기들에 비해 전공 수업을 15학점이나 덜 들음) 선택지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다행히 딱 한 분, 내가 4학년 때 강의를 이수했던 전공 교수님이 아직 교단에 계셨다. 성적도 A+로 잘 받았었고, 강의 내용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과 어느 정도 접점이 있는 주제였다. 내가 지원한 4개 대학원 모두 추천서를 1부만 요구했기에 이 분께 받으면 모든 걱정 근심이 사라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 교수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수개월 전부터 어떻게 연락을 드릴지 고민을 시작했다.

 

Step 2: SOP 초안 완성하기

 

추천인이 결정됐으면 바로 메일을 드리면 되지, 왜 갑자기 SOP로 넘어가느냐? 

보통 추천서를 부탁드릴 때는 지원하려는 학교/프로그램 리스트는 물론 SOP의 대략적인 아웃라인도 보내드리는 것이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추천서 진행 방식은 교수님 스타일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학생이 주는 내용/자료를 참고해 본인이 작성하시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요새 추천서는 학생이 제출하지 않고 학교 측에서 추천인에게 컨택해 추천인이 직접 입력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 추천서 초안을 보내드리더라도 교수님이 어떻게 써내실지 알 수 없다.

 

그러니 추천서 초안을 본인이 작성해 교수님께 드리려 하지 말고, 먼저 SOP를 초안 정도라도 작성해 놓은 뒤에 교수님께 참고자료로 보내드리는 것이 적절하다. 나의 경우엔 교수님이 학교/프로그램 리스트와 SOP, 그리고 영문 성적표를 달라고 요구하셨고 해당 자료를 토대로 직접 추천서를 작성해 제출하겠다 하셨다. 

 

 

한 마디로, SOP가 준비되지도 않았는데 추천서를 부탁드리면 추천인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 있다. 직장 상사 추천서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교수 추천서의 경우 교수님의 인풋이 절대적인 요소가 되기에 가장 강력한 참고자료인 SOP 정도는 미리 준비해 두도록 하자. 

 

SOP 작성이 막막하다면 아래 글 참고 권장!

 

[영국 유학] UCL, KCL 석사 합격생의 SOP 작성 팁

영국 대학원 지원을 결심한 이상 피할 수 없는 가장 큰 관문, SOP(Statement of Purpose).Personal Statement, Motivation Letter 등 여러 이름이 있지만 본질은 자기소개서 내지 학업계획서로 똑같다. 나는 4개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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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3: 추천서 부탁 이메일 보내기

 

SOP 초안이 완성되었다면 이제 교수님께 메일을 드릴 시간이다. 교수님이 추천서 작성을 거절하실 가능성도 있으니 지원 접수로부터 적어도 2-3개월 전에는 연락을 드려보는 것이 좋다. 학기 중에는 교수님들이 바쁘시니 방학 시기가 좋은 타이밍.

 

당연하지만 교수님께 드리는 메일은 격식을 차려 예의 있게 작성해야 한다. 친분이 있거나 관계가 좋은 교수님이라면 한결 편하겠지만, 나처럼 내 이름도 얼굴도 모르실 게 분명한 교수님께 처음으로 추천서를 부탁드린다는 것이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원체 부탁하는 걸 잘 못하고 싫어하는 성격이라 더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교수님 아니면 정말 부탁드릴 분이 없다는 생각에 진심 어린(?) 간곡한 메일을 드렸다.

 

떨리는 손으로 메일을 보냈고,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바로 긍정의 회신이 왔다. 걱정과 긴장으로 보냈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흔쾌히 추천서 요청을 수락해 주신 교수님! 부탁을 드리기까지는 참 힘들고 어려웠는데, 이렇게 쉽게 풀릴 수 있는 일이었다니. 역시 comfort zone에서 나오려는 괴로운 시도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꼈다. 

 

 

지원하는 학교/프로그램 리스트와 학교별 SOP 취합 파일, 영문 성적표 등을 전달드렸고 학교별 추천서 제출 방식 및 일정도 표로 정리해 보내드렸다. 혹 추천서 양식도 필요하실까 해서 여쭤보았는데 양식은 따로 필요 없고 지금 준 자료만으로 충분하다고 하셔서, 10월에 지원을 접수하면 노티 메일을 또 드리겠다고 회신했다.

 

교수님이 직접 추천서를 작성 및 제출하셔서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내가 확인할 길이 없지만, 워낙 학문과 교육에 진심인 분이셔서 추천서 내용의 깊이에 대해서는 일절 의문이 들지 않았고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학교별로 추천서 제출이 완료되면 노티 메일이 오는데, 다 1-2일 만에 빠르게 제출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물론 이런 감사한 마음은 생각만 하지 말고 메일로 직접 표현하는 것이 좋다. 특히 부탁드리는 추천서의 개수가 많을수록 더 적극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예의 있게 표현하자. 나는 UCL에서 오퍼를 받은 당일 교수님께 바로 감사 메일을 드렸다. 학교로 직접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는 것도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무리해서 그럴 필요는 없다. 예의 바르고 진정성 있는 이메일 소통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처럼 학교생활을 열심히 안 해둔 졸업생이라면 추천서 부탁이 큰 난관일 수 있다. 허나 대부분 교수님들은 추천서에 있어서 열려 있고 생각보다 supportive 하시다는 점! 부탁드리는 게 어려워도 하나의 도전이라 생각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