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tudes

링크드인을 통한 해외 취업: 싱가포르 기업 면접 이야기

요즘에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링크드인을 통한 구인구직이 활발한 추세다. 특히 외국계 기업의 경우 잡코리아, 사람인 같은 국내 사이트보다 링크드인을 통한 채용이 흔하다.
 
링크드인은 영미권에서 범용적으로 쓰이는 구인구직 및 커리어 네트워킹 플랫폼이다. 해외 취업을 위한 필수 채널이자 좋은 네트워킹 수단이다. 
 

LinkedIn 로그인 또는 회원 가입

1B 회원들이 함께 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세상 비즈니스 인맥을 쌓고 넓히세요. 커리어 계발에 유용한 정보와 기회의 문으로 들어오세요.

www.linkedin.com

 
웹 버전과 앱 버전 모두 이용 가능하다. 링크드인 프로필을 어떻게 작성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 먼저 간단히 살펴보자.
 
3-4년 전 처음 링크드인에 가입했을 때는 '직장인들의 페이스북'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단순한 구인구직 기능뿐 아니라 본인의 프로필을 관리하고 게시물을 올려 '일촌'을 맺은 다른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적인 소통을 하는 페이스북 등의 일반 SNS와는 달리 링크드인에서는 커리어 관련 소통이 메인이다. 다들 '프로페셔널 페르소나'를 장착하고 본인 PR을 하기에 바쁘다. 개인적으로 링크드인에서 오고 가는 대화가 다소 cringe 하다고 느낄 때도 많지만, 무한 경쟁 시대에서 이렇게 본인의 커리어적 자아를 열심히 가꾸고 적당히 과시하는 것도 필요하긴 하다. 
 

 
채용공고에 지원할 때 정식으로 레쥬메를 제출하지만, 이렇게 링크드인 프로필에 약식으로 경력사항을 기재할 수 있다. 레쥬메만큼 상세할 필요는 없어도 어떤 업무를 했는지 키 포인트는 기재해 두는 것이 좋다.
 
직무 스킬(전문 분야)을 추가해 본인의 전문성을 강조할 수도 있고, 본인 포트폴리오(웹사이트, 영상 작업물 등)를 별도 파일로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디자인이나 UI/UX 등 포트폴리오가 중요한 직업이라면 프로필에 주요 작업물을 참고 자료로 등록해 두는 것이 좋다.
 
경력을 기재할 때 기업명이 링크드인 계정으로 자동 조회되기 때문에 본인의 회사가 링크드인 계정을 활발히 운영한다면 나름의 플러스가 된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링크드인을 온드 채널로 어느 정도는 활성화해 두는 편이라, 이런 외국계 기업에 다니면 해외 취업에 조금은 유리한 점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 
 

 
경력 외에도 여러 세션이 있는데 학력과 자격증 세션은 디폴트로 채워두는 것이 좋다. 이외 추천서 기능도 있는데, 링크드인 일촌을 맺은 유저로부터 간단한 추천서(한두 문단)를 받아 프로필에 띄워놓을 수 있다. 해외에는 레퍼런스 체크 관습이 많이 퍼져 있으니 직장 상사 중 링크드인 유저가 있다면 가볍게 추천서를 받아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링크드인 사용법은 이쯤 마무리하고, 이제 링크드인을 통해서 내가 해외 기업 면접을 봤던 이야기를 해 보겠다. 참고로 면접 결과는 좋았지만 최종 연봉 협상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입사는 하지 않았다. 그냥 링크드인을 통해서 해외 기업(외국계가 아닌 쌩 외국 회사)과 인터뷰를 한 첫 경험이라 많은 인사이트가 되었고,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정보차 공유하고자 한다.
 
재작년 여름, 나는 제대로 1년 이상 다니게 된 첫 직장에서의 퇴사를 결심하고 이직할 곳을 열심히 찾고 있었다. 링크드인으로 여러 곳에 서류를 넣었는데, 그중 IT/테크 매체를 운영하는 싱가포르 기업이 있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신생 기업 같았는데 링크드인 운영이 활발하고 팔로워 수도 많길래 반쯤 호기심으로 마케팅 스페셜리스트 포지션에 지원했고, 바로 다음 날 채용 담당자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링크드인 프리미엄 계정 사용자들은 일촌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싱가포르 기업 담당자와 나눈 메시지 내역

 
보통은 이메일로 면접 제의를 줄 텐데 이곳은 특이하게도 담당자가 링크드인 메시지를 통해 연락했고, 먼저 포지션에 대한 이런저런 질문을 주면서 내 지원 의사를 재확인했다. 나는 경력은 PR이지만 세일즈 쪽에도 관심이 있고 마케팅 분야 경험도 어느 정도 있다고 답하며 관심을 표했고, 그러자 화상 인터뷰를 하자며 날짜와 시간을 잡았다. 다행히 싱가포르와 한국은 1시간 밖에 차이가 안 나서 시차로 인한 어려움 없이 인터뷰를 어레인지 할 수 있었다. 
 
인터뷰는 내게 메시지로 컨택한 그 담당자(HR인 줄 알았는데 매체 편집장? 사업부 총괄 매니저 같은 느낌이었다)와 1:1 인터뷰, 그 뒤 마케팅 부서 실무진과의 1:1 인터뷰 이렇게 두 파트로 나누어 진행됐다. 시간은 총 합쳐서 1시간이 안 되었고, 면접 내용과 분위기는 대략 이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총괄 매니저와의 1:1 인터뷰]
- 기업 및 포지션 소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브리핑을 먼저 해 주었다. 나도 JD 상으로는 정보가 많지 않았고 대체 뭐 하는 기업인지 궁금한 게 많았어서 이것저것 물어봤다. 
- 테크 업계(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사이버 보안 등) 관련 경험과 지식이 있는지, 고객 영업 및 마케팅을 잘할 수 있는지, 해외로 출장을 많이 다닐 수 있는지 등등을 물어봤다. 
- 싱글리쉬가 심해서 영어 알아듣기가 좀 어려웠다. 아주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대화였달까.. 이 뒤에 이어진 마케팅 담당자는 영미권 네이티브라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수월했다.
 
[마케팅 실무진과의 1:1 인터뷰]
- 지원 동기부터 시작해서 관련 업계 경험, 마케팅 경험, 글로벌한 환경에서의 업무 경험 등 폭넓게 질문을 받았다. 내가 생각하는 PR과 마케팅의 접점을 설명하며 내 경력이 좋은 리소스가 될 수 있을 거라 답했고, 테크 업계에 종사한 적은 없지만 PR 업무를 하면서 국내 TOP 3 급 CSP 기업의 글로벌 홍보를 맡았던 이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 본인의 장단점, 챌린지를 어떻게 이겨냈는지, 어떤 스타일의 팀워크를 지향하는지 인성면접 느낌에 가까운 질문도 많았다. 다 어느 정도 예측한 평이한 질문들이었어서 무난하게 답변했다. 
- 전반적으로 일상 대화를 나누듯 편안한 분위기였다. 답변에 대한 호응도 좋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얼마든 물어보라는 등 인터뷰 매너가 너무 좋아서 이 사람과 같이 일하면 나쁘지 않겠다는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다.
 

 
면접은 잘 끝났고 바로 다음 단계 논의로 이어졌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이 회사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 신생 기업이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체계가 좀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브리핑을 받았지만 그래도 이 기업의 수익 모델이 안정적이라고 판단되지는 않았다. (참고로 2025년 현재, 이 기업은 링크드인 운영도 활발하고 나름 잘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 100% 원격 근무인 점은 너무 좋았지만 그만큼 다른 나라 팀원들과의 스케줄 조율로 근무 시간이 들쭉날쭉일 수 있다는 점이 걸렸다.
- 처음 해보는 마케팅 업무인데 한국인 사수나 동료 없이 잘 습득하고 따라갈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됐다.
- 한국에 지사가 없는 쌩 해외 기업이다 보니 4대 보험부터 복지 시스템 등의 부재가 걸렸고, 만에 하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발생하면 법적인 대응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 무서웠다.
- 무엇보다, 페이가 내 기준에 못 미쳤다. 해외에서는 이직할 때 연봉의 10-20% 인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기는 오히려 연봉을 조금 낮추려고 했다 (...) 한국에서 세금을 떼지 않아 실제로는 더 높은 급여를 받게 될 것이라 회유했지만 그래도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생각했다.
 

작년 12월의 로테르담

 
연봉 협상 결렬이 주 이유였지만, 그 외에도 이런 다각적인 사유로 내 첫 해외 기업 이직 기회를 떠나보냈다. 그래도 해외 면접 대비에 있어서 유용한 경험이 되었다. 영어 소통 능력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경쟁력 있는 스토리를 만들고 예상 질문에 면밀하게 준비하는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다.
 
현재는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에 영국으로 석사를 떠나 내년부터 해외 취업 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링크드인 업데이트도 틈틈이 하고, 인터뷰 모의 연습도 가끔씩 하면서 긴장감을 갖춰야겠다.
 
참, 요즘 링크드인을 통한 스캠이 너무 많다. 믿을 만한 정보인지 가려낼 수 있는 판단력을 가지고 링크드인을 사용하도록 하자. 
 
 

유학원 없이 UCL 석사 합격: 영국 유학 장단점, 영국 대학 순위

영국 명문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UCL) 석사과정에 합격했다. 구체적으로는 UCL의 Information Studies 단과대의 디지털인문학(Digital Humanities)이라는 석사 프로그램에 오퍼를 받

sayous.tistory.com

[영국 유학] UCL, KCL 석사 합격생의 SOP 작성 팁

영국 대학원 지원을 결심한 이상 피할 수 없는 가장 큰 관문, SOP(Statement of Purpose).Personal Statement, Motivation Letter 등 여러 이름이 있지만 본질은 자기소개서 내지 학업계획서로 똑같다. 나는 4개 학

sayous.tistory.com